小說

칠칠하다

배상혁 2019. 12. 11. 20:53

칠칠하다’는 칭찬하는 말인데...

우리가 흔히 쓰는 낱말 가운데
많은 사람이 뜻을 잘못 알고 쓰는 낱말이 ‘칠칠하다’입니다.

‘칠칠하다’는
“야무지고 반듯하다.”
“차림새가 단정하고 깨끗하다.”의 뜻을 가진 낱말입니다.
의외지요?

푸성귀가 깨끗하고 싱싱하게 잘 자란 것이나,
사람이 일을 깔끔하고 민첩하게 처리하는 것 등을
모두 ‘칠칠하다’고 합니다.

흔히 깨끗하지 못하고
자신의 몸 간수를 잘 못하는 사람이나 주접스러운 사람을 보고
‘칠칠맞다’고 말하는데 그것도 잘못된 것입니다.
‘칠칠맞다’도
‘칠칠하다’와 같은 뜻을 가진 낱말이기 때문입니다.

칠칠하다’가 주로
부정적 의미를 가진 ‘못하다’, ‘않다’와 함께 쓰여
‘칠칠하지 않다.’, ‘칠칠하지 못하다’로 쓰이는 것처럼
‘칠칠맞다’도 ‘칠칠맞지 못하다’로 써야만 합니다.

*
‘칠칠하다’는 아래처럼 쓰는 게 바른 표현입니다.

ㆍ텃밭에 심은 시금치가 칠칠하게 아주 잘 자랐어요.
ㆍ그 사람은 무슨 일을 시켜도 칠칠하게 해내니 믿고 맡길 수가 있다.
ㆍ숲은 세월이 흐를수록 칠칠하고 무성해졌다.
ㆍ그녀의 머리는 아주 검고 칠칠했다.

ㆍ그는 매사에 칠칠치 않았다.
ㆍ사람이 칠칠치 못해 이 모양이군요.
ㆍ그 아이는 칠칠하지 못하게 옷에다 국물을 흘리고 밥을 먹는다.
ㆍ그는 여전히 칠칠치 못한 속옷 차림으로 왔다갔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