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일요일 예능]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K 1회(첫방송) '발라드 1편' 리뷰 - 의미 있는 첫 발을 떼다 리뷰 2021. 1. 7. 23:58 |
작년 2020 SBS 연예대상에서도 줄기차게 홍보했던 예능이 드디어 첫방송을 시작했다.나도 많이 기대하고 있던 방송이라서 원래부터 리뷰할 마음이 있었다.다행히(?) 원래 리뷰했던 '포커스'가 자멸의 길을 걸어서 빠르게 손절하고 리뷰 프로그램을 바꿀 수 있었다.그러면 SBS 일요일 예능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K 1회 첫방송 리뷰를 시작한다.
SBS 일요일 예능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K는 우리의 가요를 아카이빙,즉 그 기록을 수집하고,정리하는 작업을 하는 프로그램이다.그동안 다른 분야는 아카이빙이 잘 되었는데 왜 가요는 그런 게 없는가? 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이다.딱 들었을 때 의미 있는 작업이겠구나 느껴지고,그래서 프로그램이 잘 뽑혔으면 하는 바람이다.
SBS 일요일 예능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K 1회 첫방송의 주제는 '발라드'이다.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르이기도 하고,대중음악사 50년을 통틀어 가장 사랑받는 장르이기도 한 발라드.그래서 첫 주제로 잘 선정한 것 같다고 느꼈다.이제부터 한국 발라드의 역사를 차근차근 살펴본다.
한국 발라드의 역사를 말할 때는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당시에는 트로트와 비트로트,그리고 팝송으로 구분이 되던 시대였다.심지어 팝송의 경우는 당시 한국 음악 시장을 휩쓸었던 주류 음악이었다.이를 증명하듯 TV에서도 팝송 프로그램이 11개가 방송되는 동안 가요 프로그램은 2개밖에 없었을 정도다.라디오에서도 60% 이상의 노래가 팝송이었고.
하지만 이러한 추세는 단 한 장의 음반으로 완전히 뒤집혔다.
딱 이 장면 보자마자 떠오른 아티스트와 노래가 있었고,내 예상이 맞았다.가요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정도 역사는 다 알고 있을 것이다.
팝송을 밀어낸 가수 이문세,그리고 그의 3집 앨범이 팝송 위주로 흘러간 한국 음악계를 뒤집어놓았다.그 뒤로도 그는 4,5집이 모두 히트를 쳤고,3장의 앨범 음반 판매량 합계가 700만 장에 달하였다.
전설이 된 아티스트 이문세를 소환하여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K에서 더 많은 역사를 전해듣는 시간을 가졌다.위에서 따로 쓰지는 않았는데 애초에 MC 성시경부터 시작해서 김종국,변진섭,백지영,임창정,이수영,조성모부터가 한 자리에 모이는 프로그램이 나오기 어렵다.거기에 이문세까지 가세했으니 SBS가 얼마나 이 프로그램에 힘을 주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아무튼 이문세의 3집 등장 이전에도 한국에 발라드가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발라드'라는 장르를 대중한테 각인시킨 계기가 된 가수는 이문세였다.정확히는 그의 3집의 노래 '난 아직 모르잖아요'로 인해서.
전설 이문세는 '난 아직 모르잖아요' 말고 4집 앨범의 '사랑이 지나가면'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고 밝혔다.이문세 4집은 285만 장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앨범이다.대중가요 음반 최다 판매량을 갱신한 대기록을 세운 앨범이기도 했다.그렇게 이문세가 기록하고 싶은 곡 '사랑이 지나가면'을 라이브로 듣는 시간을 가졌다.솔직히 라이브는 말해 무엇하겠는가?이문세 노래는 진짜로 꼭 라이브로 한 번은 들어보길 바란다.현장감이 장난 아니다.물론 이 무대도 좋았지만 콘서트에서 들으세요 진심 최고..ㅠㅠ
이문세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바로 故 이영훈이다.이문세의 수많은 히트곡들을 작사,작곡한 분이며 환상의 콤비라고 할 수 있다.이문세는 곡 작업을 하는 중에 신촌블루스 엄인호가 故 이영훈을 소개시켜주었고,첫 만남에서 그는 이문세한테 '소녀'의 전주를 들려주었다고 한다.그 순간 이문세가 한국에서 들어본 적이 없던 곡이라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이것이 이문세와 이영훈의 운명적인 첫만남이었다.
이야..그런데 '소녀' 전주를 처음 들었을 때의 그 기분은 어땠을까?나 역시 '소녀'라는 곡을 처음 들었을 때 미친듯이 좋다고 느꼈었는데 그 연주를 그 자리에서 들었다면,심지어 아티스트라면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일 것 같다.
현재 故 이영훈 작곡가의 방을 온전히 지키고 있는 아들이 아카이버로 참여하였다.그의 말에 따르면 이영훈 작곡가는 어머니의 헌신으로 음악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한다.당시 어머니의 월급이 70만원이었는데 58만원짜리 피아노를 사줬다고 한다.그 피아노로 인해 우리는 지금까지도 '소녀','광화문연가','옛사랑' 등의 수많은 명곡들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를 보면 가사가 하나하나 다 예술이다.역시 그는 멜로디보다 가사에 더 많은 신경을 썼다고 한다.성시경은 이영훈의 음악이 곧 그 사람 자체인 것 같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어떤 음악을 만들어내는지 그 결과물을 보면 그 사람의 성격이나 성향 등을 알 수 있듯 이영훈은 그의 음악으로 자신을 표현한 것 같다.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를 리메이크 앨범에 수록하여 부른 후배 아티스트들의 헌정 무대가 이어졌다.MC를 성시경으로 한 것부터 스페셜 MC로 김종국을 부르고,이수영,조성모까지 데려온 데에는 PD 양반의 이런 빅 픽쳐가 있었구나!!성시경 '소녀',이수영 '광화문연가',김종국 '기억이란 사랑보다',조성모 '깊은 밤을 날아서'까지 귀호강한 무대들의 연속이었다.다른 노래들은 워낙 유명하니까 알 수도 있는데 '기억이란 사랑보다'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곡이지만 가사가 진짜 예술이다.그래서 나는 정말 많이 들었던 곡인데 김종국 버전도 좋으니 원곡이 되었든 김종국 버전이 되었든 들어봐주길 바란다.
이문세의 뒤로 발라드 계보를 잇는 아티스트가 변진섭이었다.1988년 변진섭의 등장으로 발라드는 이제 '왕족'의 계보를 이어가게 된다.
변진섭은 당시 언더그라운드 가수들의 등용문이었떤 쉘부르 출신이었다.남궁옥분도 쉘부르 출신으로 당시 MBC 신인가요제에 그를 소개하였고,변진섭을 그 무대에서 처음으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그리고 은상을 수상하였다.)
변진섭의 등장으로 제작자들은 그를 영입하기 위해 눈에 불을 켰고 거기서 한 분을 만나서 1집 앨범을 냈고,그 앨범이 180만 장을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대박이 났다.그렇게 대중한테 '발라드'를 각인시켰고,골든디스크 신인상과 대상을 이 한 장의 앨범으로 모두 수상하는 진기록을 세우기까지 하였다.
당시에는 LP였으니까 LP의 한 면과 또 다른 면의 곡을 써준 작곡가가 다르다.한 쪽은 하광훈 작곡가,한 쪽은 지근식 작곡가였다.
변진섭의 목소리와 가창력,음역대도 물론 완벽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그의 강점은 감정을 극대화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고 하광훈 작곡가가 말하였는데 정말 공감이 되었다.요즘이야 오열하고,절규하고,처절해야 먹히는 시대가 되었지만 사실 진짜로 진한 감동과 울림은 담담하게 절제하여 부를 때 느껴지는 것이다.그래서 나는 이런 류의 발라드를 사랑하는 것이다.
변진섭은 그의 데뷔곡 '홀로 된다는 것'을 불렀다.진짜 노래 편하게 부르는데 감성은 또 미쳤다.변진섭도 꼭 라이브 들어보세요.말 그대로 지립니다ㅠㅠ
변진섭 이후로 남성 발라더들이 쏟아져나왔다.제작자들도 그게 돈이 된다고 여겨서 남자 발라더들을 더 키웠다.반면 여자 가수들은 댄스 음악들이 대부분이었던 시대다.
그리고 1990년 드디어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이 등장하였다.신승훈의 등장과 함께 발라드 가수들의 전제가 하나 추가되었는데 바로 '싱어송라이터'였다.그 전까지는 다른 사람들한테 곡을 받아서 이를 가수가 부르는 일종의 메신저 역할을 하였다면 신승훈부터는 본인이 작사,작곡,프로듀싱을 하여 온전히 하나의 앨범을 내는 싱어송라이터가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음악 평론가 김작가는 발라드의 시대를 신승훈이 완성했다고 평하였다.
그리고 신승훈 발라드의 정점을 찍은 곡은 2집에서 곧바로 등장하는데 '보이지 않는 사랑'이다.한국 대중가요에 최초로 클래식을 삽입한 곡이며,이로써 대중가요의 격을 한 층 높였다.또한 이 곡으로 SBS 인기가요 14주 연속 1위를 차지하여 한국 기네스북에도 등재가 되었다.이 밖에도 위와 같은 수상 기록을 차지하였다.저 수상기록들이 모두 '보이지 않는 사랑' 단 한 곡,이 곡이 수록된 2집 단 하나의 앨범으로 이루어낸 기록들이라는 점에서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후니패밀리로서 이런 기록 볼 때마다 정말 자랑스럽습니다ㅠㅠ
이외에도 1~7집까지 연속 밀리언셀러를 기록하였고,1~10집까지 모든 정규 앨범이 골든디스크 본상을 차지하였으며,현재까지 누적 음반 판매량 1700만장으로 BTS 다음을 차지하고 있다.BTS는 그룹이기도 하고,앨범 한 장에 멤버 포토카드 한 장씩 끼워서 팔고,팬싸인회 응모도 앨범으로 하고 그래서 요즘은 앨범 판매량이 그 기능과 가치를 많이 상실한 시대라 1위라고 해도 당시의 가치와는 많이 다르다고 봐야할 것이다.
원래는 신승훈도 발라드의 한 획을 그은 아티스트이기에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K 녹화에 참여하기로 하였는데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하였다고 한다ㅠㅠ 후니패밀리 맴찢..ㅠㅠ 저 녹화가 2020년 9월에 진행된 것이라고 해서 딱 그 때가 30주년 콘서트 준비하다가 코로나 때문에 몇 번씩 엎어진 때여서 마음 고생이 심했던 때였을 것이다.아마 그 스트레스와 심란함,마음고생이 몸으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싶다.올해는 꼭 작년에 못했던 30주년 콘서트 해서 우리 얼굴도 보고 그래요 꼭!!ㅠㅠ
이문세-변진섭-신승훈의 뒤로 좀처럼 나타나지 않던 발라드 왕족 계보에 등장한 또 한 명의 가수가 있었는데 바로 조성모였다.신승훈을 보고 가수의 꿈을 키웠던 그는 1999년에 HOT,젝스키스,핑클,SES 등 아이돌 시장에서 당당하게 골든디스크 대상을 차지하였다.2000년까지 2년 동안 총 8개의 가요 대상을 수상하였을 정도로 조성모는 신드롬을 일으켰었다.
당시 조성모가 유명해진 이유는 뮤직비디오 때문이었다.'얼굴 없는 가수'로 데뷔했던 조성모는 뮤직비디오를 통해 그의 목소리가 처음 대중에게 알려졌는데 당시에는 없었던 초호화 캐스팅의 드라마타이즈 형태 뮤직비디오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하였다.그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감독이 김세훈 감독인데 조성모의 데뷔곡 'To Heaven' 이외에도 '불멸의 사랑','아시나요'를 비롯해서 김범수 '보고싶다',SKY '영원' 등 뮤직비디오에 스토리를 입힌 장르를 완벽하게 개척하고,구축하였던 장본인이다.
그는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의 한 코너였던 '뮤직드라마'에 참여하였고,그 코너 자체가 스토리텔링을 만들고 음악을 입히는 작업이었기 때문에 그가 이후에 스토리텔링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데에 영향을 주었다.
김세훈 감독은 작품의 완성도를 중시하여 당시로써 초호화 스태프들과 함께 작업을 했고,제작비도 만만치 않았었다.그만큼 조성모 소속사 쪽에서도 투자를 엄청 했고.이것이 시발점이 되어서 너도나도 뮤직비디오에 돈을 많이 투자하고,스토리텔링에도 힘을 쓰는 자유경쟁이 시작되었다.
김세훈 감독은 SBS 일요일 예능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K를 위해 '불멸의 사랑' 뮤직비디오 콘티를 아카이빙해달라고 보내주었다.돈으로도 환산할 수 없는 의미있는 자산인데 선뜻 제공해준 것부터 박수를 보내고,영화 시나리오처럼 촘촘하고 디테일하게 적혀있는 콘티에도 놀랐다.
조성모,김세훈 감독의 등장으로 인한 드라마타이즈 뮤직비디오의 제작은 이전까지 판매와는 연결되지 않는,단순 홍보물로만 여겨지던 뮤직비디오를 하나의 작품으로 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한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조성모는 이전까지 '얼굴 없는 가수'라는 컨셉 때문에,부족한 연기력 때문에 출연하지 못했던 뮤직비디오에 주연으로 등장하게 되었다.그것도 무려 제작비 10억이 투자된 역대급 블록버스터 스케일의 뮤직비디오에.그 곡은 조성모 3집 타이틀곡 '아시나요'였다.이 앨범으로 그는 2년 연속 골든디스크 대상을 수상하였다.
그 곡을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K에서도 불렀다.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겠지만 이전 소속사의 횡포로 인해 조성모는 성대를 혹사당하였고,그로 인해 창법이 많이 바뀌었다.보는 사람들이 안타까운 수준인데 그럼에도 예전의 그 미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게 대단하고,그 목소리라도 들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싶다.
나도 딱 이 곡에 대한 추억이 있다.벌써 이 곡이 21년 전 노래인데 8살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나는 어떤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이 곡을 듣게 되었다.그 당시 나는 가요라고는 하나도 몰랐던 초딩이었는데 이 곡은 처음 듣고 꽂혔었다.사랑에 대해서도 몰랐던 애였고,가요도 몰랐던 애가 왜 그랬는지 몰라도 이 곡은 첫 소절부터 계속 듣고 싶게 만들었었고,결국 그 노래가 나오는 가게에 들어가서 '아저씨 이거 노래 뭐예요?'라고 물어보았었다.조성모 '아시나요'라는 답을 듣고 나는 그렇게 가요를 처음 접하게 되었었다.지금도 왜 이 곡이 당시의 내 귀에 걸렸는지,내 마음을 무엇 때문에 끌었는지 모르지만 그만큼 힘이 있는 곡이고,조성모가 목소리에 매력이 있는 가수임을 알게 하는 대목이리라 생각한다.
이렇게 나를 추억여행시켜준 명곡 조성모 '아시나요'와 함께 SBS 일요일 예능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K 1회 첫방송이 끝났다.
하지만 아직 발라드 편이 끝난 건 아니다.이제 막 21세기에 진입하였을 뿐이고,2021년까지도 우리는 다양한 발라드를 들어왔고,지금도 듣고 있다.21세기의 발라드는 어떠한 모습으로 흘러왔는지 다음 주 방송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프로그램의 취지와 전체적인 흐름도 좋은데 SNS를 통해 가수가 아닌 일반 대중들도 아카이빙 작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이 의미가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우리의 덕질이 가요계 역사를 기록하는 데에도 작은 보탬이 될 수 있다!!나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서 SBS 일요일 예능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 K 1회 첫방송 리뷰를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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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SBS 일요일 예능]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K 1회(첫방송) '발라드 1편' 리뷰 - 의미 있는 첫 발을 떼다|작성자 갓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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